원시인과 공룡 아트: 스타일 C 카툰을 고른 과정
AvoidNow의 원시인 네 명과 공룡은 AI 이미지 생성으로 그렸다. 같은 주문서에 화풍만 바꾼 A·B·C·D 네 가지 시안을 비교하고, 굵은 외곽선의 스타일 C를 고른 뒤 게임용 스프라이트로 만든 과정.

AvoidNow의 첫 아트는 지금과 달랐다. 노란 표범 가죽을 입은 원시인 한 명이 전부였고, 파랑·초록·보라 옷은 같은 그림의 튜닉 색만 바꾼 것이었다.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얼굴이었다. 게임은 돌아갔지만 캐릭터에 성격이 없었다. 멀티플레이는 최대 4명인데, 이 방식이면 넷이 모였을 때 옷 색 말고는 누가 누군지 가를 방법이 없다.
그래서 9월 26일, 아트를 처음부터 다시 정하기로 했다. 결정은 두 가지였다. 플레이어 캐릭터를 생김새가 서로 다른 네 명으로 만든다. 그리고 화풍을 하나로 정하기 전에 여러 개를 나란히 놓고 고른다. 이 글은 그 비교와 선택, 그리고 고른 그림을 게임 안에 넣기까지의 기록이다.
같은 주문서, 화풍만 네 가지
그림은 AI 이미지 생성으로 만든다. 비교가 공정하려면 화풍 말고는 모두 같아야 한다. 그래서 주문서(프롬프트)를 두 부분으로 나눴다. 앞부분은 네 시안이 똑같이 공유한다.
- 원시인 네 명을 한 줄로, 겹치지 않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면으로
- 왼쪽부터 커다란 곤봉을 멘 배불뚝이 일자눈썹 남자, 머리에 뼈를 꽂고 앞니가 빠진 꼬마, 바닥까지 수염이 닿는 지팡이 할아버지, 거대한 갈기머리에 돌 목걸이를 한 근육질 여자
- 아주 작게 그려도 실루엣과 성격이 읽힐 것
- 흔한 귀여운 치비, 예쁜 얼굴, 아이돌풍은 금지. 픽셀아트도 금지
- 배경은 순수 마젠타 단색(나중에 배경을 지우기 위해)
“치비 금지”는 첫 아트에 대한 반성이었다. 뒷부분만 시안마다 다르다.
| 시안 | 화풍 주문 |
|---|---|
| A 과장 카툰 | 1940~60년대 TV 만화. 큰 머리와 턱, 짧은 다리, 고무호스 팔다리, 굵기가 변하는 잉크 선 |
| B 못생귀여움 | 감자 같은 몸, 큰 코, 짝짝이 눈, 사마귀와 콧물 방울. 흙빛 팔레트에 채색 느낌 |
| C 인디 게임 카툰 | 현대 인디 게임풍 벡터 느낌. 굵고 균일한 어두운 외곽선, 단순한 도형, 평면 색에 딱 한 단계 명암, 큰 눈 |
| D 개그 만화 | 동아시아 개그 웹툰. 흔들리는 손 선, 무표정, 점 눈, 파스텔 평면 색 |
시안마다 원시인 네 명과 티라노 한 마리를 뽑고, 마젠타 배경을 지운 뒤 회색 판 위에 한 장으로 모았다.
같은 주문서에 화풍만 바꾼 네 시안. 위에서부터 A, B, C, D
비교해 보니
한 장에 모아 두니 차이가 분명했다. 비교할 때 본 기준은 주문서에 이미 적어 둔 것, 즉 “아주 작게 그려도 읽히는가”였다. 게임 안에서 원시인은 키가 100~128픽셀 정도로 그려진다. 그 위로 빨간 발자국 장판, 먼지, 알, 충격파 링이 겹친다.
- A는 가장 재미있었다. 표정이 크고 동작이 과장돼서 한 컷으로는 제일 웃겼다. 다만 선 굵기가 들쭉날쭉하고 디테일이 많아서, 작게 줄이면 가는 선부터 사라질 것 같았다.
- B는 개성이 가장 강했지만, 흙빛 팔레트가 흙바닥 위에서 묻혔다. 콧물과 사마귀 같은 디테일도 100픽셀 크기에서는 얼룩으로만 남는다.
- D는 담백한 웃음이 좋았는데, 흔들리는 가는 선과 파스텔 색이 바쁜 게임 화면에서 존재감이 약했다.
- C는 한 컷의 재미는 A보다 덜했지만, 굵고 균일한 외곽선과 단순한 도형 덕에 실루엣이 가장 또렷했다. 곤봉, 뼈, 수염, 갈기머리가 멀리서도 네 사람을 갈라 줬다. 티라노도 채도 높은 주황이라 모래 바닥 위에서 바로 눈에 띄었다.
결정 문서의 5번 항목, “아트 방향”은 그날 인터뷰에서 C 인디 게임 카툰으로 정해졌다. 같은 날 8번 항목 “플레이어 캐릭터”도 “서로 다른 캐릭터 4명”으로 정해졌다. 이름은 우가(배불뚝이 곤봉맨), 꼬미(앞니 빠진 꼬마), 할배(수염 할아버지), 불꽃(갈기머리 언니)으로 붙였다.
시안 한 장을 스프라이트 시트로
시안은 한 장짜리 그림이다. 게임에는 방향별로 서 있고, 걷고, 대시하고, 맞고, 쓰러지는 동작이 필요하다. 스프라이트 생성 도구로 이 과정을 단계별로 밟았다.
- 시안에서 캐릭터를 하나씩 잘라 마젠타 배경 위에 올리고, 이후 모든 생성에 화풍 기준으로 붙였다.
- 캐릭터마다 정면 기준 그림을 먼저 만들어 잠갔다.
- 방향별(앞, 옆, 뒤) 기준 자세를 만든 뒤, 동작을 한 줄씩 생성했다. 왼쪽은 옆모습을 뒤집어 쓴다.
- 프레임을 추출해 한 장의 시트(960×1440, 칸 160×160)로 조립했다.
동작은 캐릭터마다 아홉 줄이다. 서 있기와 걷기가 각각 앞·뒤·옆으로 여섯 줄, 그리고 대시, 피격, 쓰러짐이다. 능력은 넷이 같지만 대시 동작은 성격대로 다르게 주문했다. 우가는 배를 깔고 미끄러지고, 꼬미는 공중제비를 돌고, 할배는 지팡이를 든 채 날아가듯 구르고, 불꽃은 어깨로 부딪힌 뒤 구른다. 쓰러짐은 넷 다 소용돌이 눈에 혀를 내민 모습이다.
위: 첫 아트의 원시인. 아래: 스타일 C의 우가. 같은 160픽셀 칸 안에서 실루엣 차이가 크다
이미지 생성에 쓴 도구는 추가 유료 크레딧 없이 돌렸다. 아트 폴더의 설명서에 “유료 크레딧 0”이라고 적어 두었다.
게임에 넣고 나서 드러난 것
그림을 넣은 뒤에도 손볼 게 있었다. 아트 설명서의 “알려진 한계”와 품질 점검 문서에 그대로 남아 있다.
- 외곽선이 가늘어졌다. 큰 시안을 160픽셀 칸에 맞추느라 약 0.2배로 줄이다 보니, 컨셉에서 굵던 선이 2픽셀 정도로 얇아졌다. 스타일 C를 고른 이유가 굵은 선이었는데, 축소가 그 장점을 일부 깎았다.
- 대시 첫·끝 프레임이 작다. 옆으로 길게 눕는 가운데 프레임을 칸에 넣으려고 대시 줄 전체를 줄였더니, 웅크린 첫·끝 프레임이 걷기보다 작아 보인다. 우가는 걷기 크기의 약 84%다.
- 공룡 발이 다리와 꺾여 이어졌다. 걸어가는 공룡의 발 그림이 기울어 있어서 다리와 만나는 곳이 꺾였다. 곧은 다리 타일과 같은 열에 맞춘 발을 다시 만들고, 화면 위쪽에 공룡 배를 그려 “위에 뭔가 거대한 게 지나간다”는 느낌을 더했다.
옷 색 변형은 한 번 더 바뀌었다. 처음에는 색을 바꾼 시트를 통째로 따로 두었는데, 웹 용량을 줄이면서 옷 부분만 표시한 마스크와 셰이더로 색을 입히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 이야기는 첫 로딩 18.5MB를 7MB로 줄인 방법에 있다.
고르고 나서 든 생각
네 시안을 한 장에 놓고 비교한 건 잘한 일이었다. 한 장씩 따로 봤다면 가장 웃긴 A를 골랐을 것 같다. 나란히 놓고 “게임 화면에서 작게”라는 기준을 대 보니 답이 달라졌다. 한 컷의 재미와 게임 속 가독성은 다른 문제였다.
아쉬운 점도 적어 둔다. 비교는 시안 크기에서 했지, 실제 게임 크기로 줄여서 장판 위에 올려 보지는 않았다. 외곽선이 가늘어진 문제는 그렇게 했으면 미리 봤을 것이다. 다음에 화풍을 고를 때는 시안을 게임 크기로 줄여 실제 배경 위에 올린 비교 판부터 만들 생각이다.
우가, 꼬미, 할배, 불꽃이 공룡 발 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AvoidNow 게임 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